루시 셔스턴은 자신을 가장 들뜨게 만드는 순간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는 것과 여름에 작별을 고한 뒤 아늑한 가을을 맞이하는 것. 본래의 색에 옅은 회색을 한 방울씩 떨어뜨린 듯한 컬러 팔레트에서 텁텁한 쓸쓸함이 아닌 은근한 즐거움이 느껴진다면, 이는 작가가 계절을 감각하는 방식 덕분일 것이다. 또한 마치 비워내기가 목적인 듯 느슨하게 채워 넣은 색면들에서는 가을바람의 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 적당한 선선함으로 지난 계절이 떠안긴 습기의 무거움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주는, 그런 바람.
그의 작품과 함께 새로운 계절이 가져다 줄 시간들을 가뿐한 즐거움으로 통과하길 바란다.
루시 셔스턴의 단 12점뿐인 리미티드 에디션은 오직 핀즐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9월 16일 오후 3시까지 신작 전체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