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영화나 소설 속 악역에게서 매력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주인공과 다른 가치를 내세우며 대립하기 때문에 ‘악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분명히 그들은 자신만의 논리와 색깔을 가진 채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사사건건 주인공의 길을 가로막고 고난과 역경을 선사하는 악당이 없다면 오히려 이야기는 현실감과 생동감을 잃고 말 것입니다. 주인공과 벌이는 접전이 팽팽할수록, 우리는 악당이 보여주는 입체적인 성격과 강렬한 카리스마에 매료되고 그들에게 공감합니다.
늘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주인공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며 평온한 현실에 혼란을 더하는 악당이 더욱 매력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우리에게도 악당이 보여주는 입체적인 성격과 넘치는 에너지가 내재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저마다의 상황과 환경에 맞물려 일종의 악당처럼 살아가고 싶은 순간이 더 많기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이야기 속 그들처럼 항상 제멋대로 행동할 수는 없지만, 아트워크를 마주하는 순간만이라도 잠시 악당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모두가, 자신 안에 든 것이라면 무엇이든 마음껏 분출하는 악당이 될 수 있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